<STEP-2> 도로교통 이해하기
길을 가다보면, 지체와 정체를 거듭하는 출퇴근 시간대 도심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놓고 수많은 사람들의 불만어린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법적 규범적 시시비비를 가리려 애쓰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삿대질과 고성이 오가는 대화내용의 핵심은 상대방의 규칙위반으로 사고가 날 뻔 했다는 게 양쪽 모두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교통법규 위반여부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습니다. 이분들의 행동은 형법상 교통방해죄(제185조)로 처벌받을 수 있는 위법행위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다는 점이 하나이고 일시적 기분에 따른 자신들의 행위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ㆍ물질적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통법규, 법을 입안하고 관리하는 경찰들은 사안별 적용법규 모두를 알고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그들 스스로도 “아니오.”라면서 손사래를 칠만큼이나 교통법규는 복잡하고 다양하며 비교적 자주 개정됩니다. 그렇다면, 일반운전자는 교통법규 모두를 기억하고 이해해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한마디로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교통안전수칙과 운전예절이 필요할 따름인데,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기 위한 요령터득에 여념이 없었던 초보운전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Lesson 1 도로교통법규와 교통안전수칙
“‘호르륵’ 선생님은 도로교통법 제5조 (신호 또는 지시에 따를 의무)를 위반 하셨습니다. 면허증을 제시하시기 바랍니다.”
“뭐요? 내가 신호를 위반했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면허증, 제시하십시오.”
“무슨 말씀!? 교차로에 들어섰을 때 신호등이 황색등을 바뀌면 교차로를 신속하게 빠져 나가야 하는 게 원칙 아닙니까?”
“그 말씀은 맞는데요. 선생님의 경우에는 정지선 10미터 전방에서 황색등으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진입하셨습니다.”
“아니 그럼 경관님은 시속60~70km로 주행하던 자동차의 운전자가 정지선 10미터 전방에서 황색등으로 바뀌는 신호등을 발견했을 시 교차로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로 정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선생님! 그러니까 교차로 부근에서는 서행을 하셔야죠.” “그리고 제한속도가 50km/h인 이곳 도심도로에서 60~70km/h로 주행하셨다면 '속도위반'이 추가됩니다.”
“(@#$... 듣고 보니 맞는 얘기인 것 같은데, 내가 배웠었나! 그러나 여기서 물러 설 수 없지. 그럼!) 이보시오. 경찰양반! 파란신호등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내가 서행하면 다른 차들이 가만히 두고 보겠습니까?”
“@@.!! (크~흐! 야단맞을 것이 두려워 가출했다는 철부지와 다를 게 없군!)”
“법규, 법규~~하니깐~~괜스레 가슴이 ‘콩당’이네요~~ㅎㅎㅎ”[실버기자]
위의 짧은 한마디 그렇지만 의미심장한 실버기자님의 한마디는 도로교통과 관련한 필자의 글 아래에 붙여놓은 댓글 중 하나입니다. 운전자라면 교통법규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왜 교통법규가 실버기자님의 가슴을 ‘콩당’이게 한 것일까요.
실버기자님이 법규를 따지는 교통경찰을 두렵게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운전을 처음 배우는 시기부터 몸에 익혀 온 대충대충 적당히 그리고 요령껏 편리한대로 판단하여 실행에 옮겨왔던 까닭에 방금 전 자신의 행적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운전자에게 교통경찰관은 어떤 존재일까요.
이미 추억이 되어버린 역사적 배경까지를 오늘 이 시점에 재론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어두운 과거사를 뒤로하고 살펴보면, 모든 문제는 기본적인 자세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의 해법은 엄격한 법집행에 앞서 원칙을 지키려 노력하는 자세와 타인을 배려하는 신사도에 있다고 할 것입니다.
신호를 위반하고 과속을 하고 보행자를 놀라게 하는 등의 행위들은 분명 법규를 모르기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오늘은 과거와 달리, 원칙과 양심을 지키려 노력하는 운전자에게 법령으로 규율한 벌칙이 아닌 현장해결 방식의 벌칙을 강요할 만큼 간 큰 공권력 행사는 상상조차 어렵습니다. 따라서 부당한 공권력 행사를 빌미삼은 자기합리화 역시 부질없다고 할 것입니다.
초보운전자를 비롯한 모든 운전자가 알아야할 교통법규는 신호와 지시를 따르는 방법, 차선을 지키는 방법, 자동차를 관리하는 방법, 교통안전 및 지시표지에 따르는 방법 등으로 족하고,
남의 앞을 지날 때 자세를 낮추고 눈을 마주쳐 동의를 구하듯 나의 행동을 예고하여 주변을 운행 중인 운전자들로 하여금 대비케 하는 등의 운전예절과, 동의를 구해오는 운전자에게 진로를 양보하는 등의 운전자로써의 기본적인 자세,
주변의 교통수요자를 위협하거나 불편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자세,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무리한 행동을 감행하지 않는 자세 즉,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안전을 확보하지 아니한 채 ‘설마’하고 운에 맡기는 식의 무리한 행동을 절대로 감행하지 않는 등의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삶의 방식을 벗어나지 아니하는 운전자세가 필요한데,
이를 두고서 안전운전상식이라 말하고 이는 다시 범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에 속하고 이러한 기본적인 규범과 상식을 저버리는 행동을 감행하는 운전자를 규제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교통법규라 함을 이해하면 교통법규를 알고 지키는 것은 그다지 까다로울 것도 복잡할 것도 없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며 잘못된 교통법규와 상식은 오히려 화를 부르기 십상이라는 말씀을 덧붙여 드립니다.
1. 위험을 부르는 교통법규
보편적인 원칙과 상식에 반하고 오히려 위험을 초래하고 있는 교통법규란 어떤 것일까. 운전을 함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운전자가 평소 몸에 익혀 온 습관과 상식이 인지한 현상과 충돌할 때입니다.
26년을 경험한 필자조차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독자 여러분께서도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신호기 등에 의한 교통정리가 없는 교차로를 통행하는 자동차의 최우선 순위는 선진입자동차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교차로 서행원칙을 비롯한 여타의 우선순위와 충돌합니다.
예컨대, 진행하고 있는 차선이 좁고 우측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있든 없든 직진과 우회전 하려는 차가 있든 없든 이들 차들보다 더 빨리 교차로에 진입하여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접어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이러한 운전자세가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신호기 등이 설치돼 있지 아니한 교차로의 통행 우선순위>
먼저 교차로에 진입한 차
폭이 넓은 도로에서 진입한 차
우측도로에서 진입한 차
직진하는 차, 우회전하는 차, 좌회전하는 차, 순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발생률을 비롯하여 교차로 내 교통사고가 우리나라의 10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 선진외국의 교차로 통행원칙은 어떠할까. 우선, 선진외국의 신호기가 미설치된 교차로에는 예외 없이 우선진입도로와 후순위(양보, 일단정지)도로로 구분돼 있습니다.
그 구분은 정지선에 그려진 ‘실선’과 ‘점선’ 또는 ‘아무런 표시가 없는 도로’로 표시됩니다. 실선도로에 위치한 차는 표시선 안쪽에서 일단정지 한 후 3초가 지난 다음에 출발(점선도로의 차는 서행, 양보)해야 하고 아무런 표시가 없는 도로(무정차 통과)에서 진입하는 차의 통행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대향차의 경우에는 직진이 우선하고 좌회전 차(좌측통행 국가의 경우에는 ‘우회전 차가 양보’)는 모든 차에게 진로를 양보해야 합니다. 따라서 후순위도로의 차는 우선권이 있는 도로에서 교차로에 진입하는 차가 좌회전을 하던 직전을 하든지 간에 그 차의 통행을 방해할 수 없으므로 우선권이 부여된 도로의 차는 머뭇거림 없이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점선과 표시가 없는 도로로 구분된 교차로의 경우, 점선도로의 차는 표시가 없는 도로에서 진입하는 차에게 무조건 양보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도로의 조건은 상대적으로 통행량이 많은 넓은 도로이고 후순위도로의 조건은 상대적으로 시야확보가 어렵거나 도로의 폭이 좁고 통행량이 적은 도로입니다.
결정적으로, 이들 국가들은 교차로 내에서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충돌부위 또는 충돌형태와 관계없이 후순위 도로에서 진입한 차의 일방과실로 처리되며 예외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우선순위 도로의 차가 보이면 즉시 정차하여 기다리는 등의 교차로 통행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집니다.
다음으로는 신호기 등에 의한 교통정리가 없는 교차로 통행방법과 신호기가 설치된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만나는 2개의 횡단보도 중 2번째 만나는 횡단보도에서 지켜야할 규칙에 관한 사례입니다.
“모든 차는 횡단보도의 보행자신호등이 적색으로 바뀐 후에야 출발할 수 있고 신호등의 색이 어떠하든 횡단보도상의 보행자가 남아 있을 경우, 차를 출발시켜서는 아니 된다.”라는 분명한 원칙이 있는 선진외국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횡단보도 신호가 녹색일지라도 횡단하는 보행자가 없을 경우, 지나갈 수 있다.”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애매모호한 규칙과 해석은 운전자의 갈등과 혼란을 유발시킴으로써 사고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입니다.
이렇듯 언제고 내려서거나 뛰어들 수 있는 보행자의 특성을 감안하지 아니한 규칙은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 아니한 횡단보도 부근’에서 운전자가 지켜야할 규칙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은 신호등이 미설치된 횡단보도를 보행자가 횡단하고 있을 때 정지선에 멈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만, 운전자가 횡단하고 있는 보행자를 발견한 뒤 정지선에 정차가 가능한 속도(서행)로 주행하는 상태를 전제로 한 당해 규정은 운전자로 하여금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내려서기 전에 서둘러 지나가는 게 안전하다는 등의 잘못된 인식과 습관을 유도하는 매우 위험천만한 규칙으로써 횡단보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차대 보행자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해 규정은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통행하고 있을 때”가 아닌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다가서거나 대기하고 있을 때”로 개정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으로써 개정의견을 정부 측에 제안한 바가 있습니다만(아래 ‘보행자 안전 및 보행권 확보를 제도개선안*’ 참조), 제아무리 훌륭한 안전시설과 교통법규도 안전하게 이용하고 지키려 노력하지 않는 운전자에게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에, 타인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알고 행하는 운전예절과 운전 중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돌발적인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등의 안전운전을 몸에 익혀 실천하는 운전자와 몸에 익히려 노력하는 초보운전자에게 있어서 교통법규는 그다지 까다롭지도 복잡할 것도 없는 일반적인 상식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는 바, 혹시라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문은 없는지, 정작 필요하고 중요한 안전운전상식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다음의 단원(http://blog.naver.com/kdtester/130042648261)에서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보행자안전...제도개선안: http://blog.naver.com/kdtester/130022563059
■ 이하, 좀 더 자세한 내용(선진외국의 운전면허시험제도 비교분석 보고서)을 살펴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kdtester/1300335477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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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법규 쉽게 이해하기
